독서포럼

깊은 울림의 책 - 가문비나무의 노래

비움의노래 2015. 6. 8. 10:20

  

                                                              ( 소나무과의 가문비 나무의 모습 )

저자 : 마틴 슐레스케,  사진 : 도나타 밴더스,  역자 : 유영미, 출판사 : 니케북스, 면수 : 232,  가격 : 15,000원 

저자 : 마틴 슐레스케는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 학교로 손꼽히는 독일 미텐발트 국립 바이올린제작학교를 졸업하고, 뮐러-BBM 음향기술컨설팅회사 소속 바이올린 제작 연구소에서 공부했다. 이어 뮌헨응용학문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바이올린 장인 페터 에르벤의 작업실에서 일하다가 1996년 함부르크에서 바이올린 마이스터 시험을 통과했다. 현재 뮌헨에서 바이올린 제작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해마다 약 20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만들어 낸다. 세계 순회 연주를 하는 솔리스트들과 유명 오케스트라의 수석 주자들이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역자 : 유영미는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진화 오디세이》,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 《코코 샤넬》, 《우연의 법칙》, 《죽음의 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사진 : 사진삽도인 도나타 벤더스는 1965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수많은 전시회와 책을 통해 작품을 선보여 왔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명감독 빔 벤더스가 그녀의 남편이다.

 

내용 : 독일의 바이올린 장인 마틴 슐레스케가 작업장에서 길어 올린 365개의 맑은 생각과 세계적인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가 찍은 52장의 인상적인 사진이 만나 한 권의 아름다운 명상 책을 빚어냈다.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 제작 과정은 그 자체로서 예술이자, 소명이며, 인생의 비유다. 여기에 바이올린 탄생 과정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이 저자의 깊이 있는 문장들과 어우러져 독자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으로 와 닿는다. [교보문고 제공]

아름다운 울림을 지닌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하루하루 마음을 조율할 수 있도록 지혜와 영감은 주고, 작가의 글은 하느님 영감의 기도의 책이요, 삶이 기도임을 보여주고 드러낸다. 

 

기억하고 싶은 귀절들 :  가문비 나무는 우리에게 죽은 것을 버리라고 가르칩니다. 옳지 않은 것과 헤어지라고 말합니다. 빛을 가리는모든 행동과 결별하가로 이릅니다. 이는 곧 소맂ㄱ함, 진정성, 정의, 자비, 화해가 없는 모든 이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울림 있는 삶에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지요.  살아가면서 어떤 부분과 결별해야 하는지 자시에게 물어 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힘과 가치를 앗아가는 죽은 가지를 알아봅니다.  우리에게는 해로운 것을 버릴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어렵다고 모두 해가 되는 것이 아니고, 쉬운 것이 모두 축복은 아닙니다.  기름진 땅, 저지대의 온화한 기후에서 나무들은 빠르게 쑥쑥 자랍니다. 우리가 복으로 여기는 풍요로움도 종종 그렇습니다.  풍요로운 땅에서 나무는 기름지고 빠르게 자랍니다. 하지만 울림에는 부적합하지요.

 

우리는 삶의 예술가가 될 수도 있고, 소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삶의 소비자는 인생에서 마무것도 깨달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자기 삶을 우연에 맡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삶의 예술가는 아름다움의 내적 법칙에 관심을 둡니다. 인생에서 자신이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법칙이 허락되었고, 어떤 법칙이 금지되었는지를 압니다.

 

발전을 원하면서 낯선 것을 꺼리는 태도는 모순입니다. 위기없는 인생, 공명없는 악기, 단순한 원, 여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발전이 없다는 것이지요.

낯선 것을 피하는 태도는 연구하고, 발견하고, 소통하고, 만들고, 성장하고, 성숙할 가능성을 무너뜨립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샘을 파야 합니다. 샘이 솟는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마음이 부유한 사람은 샘이 솟는 곳을 발견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목마르지 않은 까닭입니다. 그러니 찾지 않고,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간절히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때로 신은 우리를 ' 묻는 사람 ',  ' 구하는 사람',  '듣는 사람', 으로 남게 하고자 우리에게서 모습을 감춥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인 교리가 아니라, 우리 삶에 얽힌 관계들입니다.

 

사람들은 ' 신이 함께하는 것'이 세속적인 성공으로 드러난다고 오해합니다. 신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어려움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수많은 신앙 선조의 삶은 세속적인 성공과 전혀 가깝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우리를 희생과 고난의 길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길은 희생과 고난을 기거이 선택하는 길입니다. 어려움이 없는 삶만을 복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믿임의 난민이 될 것입니다.

 

자기를 존중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모든 악기가 자기마의 공명을 지니듯이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공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를 존중해야 합니다. 당신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 다른 사람' 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작업실에서 다루어 본 바이올린 중에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1721년에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였습니다. 그 바이올린은 절제된 소리에 명확한 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체적 울림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열정적이지만 날카롭지 않은 음, 쿰쿰한 지하실처럼  잦아들면서도 끝까지 분간할 수 있는 음,

이런 바이올린은 거친 음은 내도 조잡해지니 않으며, 높은 음을 내도 천박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달콤하고 감각적이지요. 피아니시모는 부드러우면서도 숨이 막힐 것 같고, 포르티시모는 외치는 동시에 속삭입니다.  이 같은 모순은 깨지지 않습니다.  울림의 매력은 바로 이런 모순에 있습니다.

 

 깊은 울림의 숲 [ 가문비 나무의 노래 ]  광주교구 주보 - 전영금 수녀

천천히 녹아내리는 결빙의 낙숫물 소리가 들리는 듯한 [ 가문비나무의 노래 ] 숲길을 끝까지 걸었습니다.  저자 마틴 슐ㄹ스케는 장인 예술의 심미안을 거쳐 더 안쪽으로 뿌리를 내린  창조의 지혜를 숲의 그늘진 곳까지 가득 깔아놓았습니다.  책 속에 난 길의 끝에서 맨 앞으로 되돌아나올 때까지 숲길에서 만났던 52개나 되는 작은 제목의 이정표들은 출발과 종착지가 맞닿아 있음을 개달게 합니다. 낮고 느린 아다지오의 음으로 완성된 어느 울림의 나무보다 큰 울림의 십자나무를 가리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놀라운 사랑의 발견은 작가의 힘만으로 그 길을 냈다기보다는 하느님의 손길에 내어맡긴 놓아둠과 성실한 내면의 조율이 하나가 된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이 숲길이 하도 안온하고 섬세해, 오랜만에 삶의 고단함으로 차오르던 호흡을 가다듬게 합니다.  [ 가문비 나무의 노래 ]는 서로 다른 결인 가문비나무와 인간 삶의 결이 맞닿아 연주되는 맑은 노래로 표현되는 깊은 영적 갈망이자, 작가를 통해 우리게 보내준 하느님의 초대장입니다.


사제도 수도자도 아닌 그가 깊은 울림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가문비나무와 함께 살아온 작업장이 깊은 침묵의 기도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빚어낸

[ 아름다운 울림을 위한 마음의 조율 ] 이라는 부제가 왜 필요한지 그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 하느님은 우리의 실수투성이에, 특이한 생장, 이사한 결에도 불구하고 삶의 굽은 선 속에 늘 함게 하신다." 는 이 짧은 문장이 수많은 고정 관념의 틀을 깨뜨리며 고아풍과도 같은 고통과 인고의 낮선 곳으로 끌어들이는 하느님의 끌에 다듬어진 영혼의 울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옹이지고 뒤틀린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은 은총이자 축복입니다.

  그이 비움과 헌신의 체험에서 길어낸 생각들은 그리스도교적인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삶의 윤리적 기본 방향을 벗어나지 않아, 종교인이 아닌 누구라도 쉽게 읽힐 것입니다.  경제논리에 떠밀려 바쁘게 살라가느라 놓쳐보리기 쉬운 참된 것들을 눈여겨보라는 그의 역설적인 말에 눈이 번쩍 떠지는 순간도 맞이할 것입니다.


씨줄과 날죽로 얽힌 땅 밑의 향연이 엉성한 것 같으면서도 섬세한, 하느님과 사람사이로 뻗은 소중한 뿌리를 바라보게 하는 [ 가문비 나무의 노래 ] 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이 바이올린 제작 과정을 차분히 담아낸 도나타 벤더스의 사진 52장이 곁들여진 점이다.  흑백의 음영 속에 담긴 모습들이  진정성을 더해 주었습니다.  빛이 닿지 않은 아래쪽 가지들이 떨어녀 나간, ' 가지없는 가문비나무'가 바이올린을 만들기에 딱 좋듯, 인생길에 드리운 고난의 울림이 축복이라는 말이  이 사순절에 꼭 어울리는 묵상이 될 것입니다.  다름의 특성을 존중하는 대칭의 완성이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십자나무와 가문비나무의 지혜를 마음에 새기면서 조용히 책장을 덮을 즈음, 가슴 속네는 밝은 ' 사랑의 별' 하나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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