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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트 (Doubt)

비움의노래 2012. 12. 6. 09:24

다우트 (Doubt)

연극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1964년 미국 뉴욕의 브롱크스에 자리 잡은 성 니콜라스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톨릭 재단인 이 학교는 가장 먼저 도덕적인 규율과 원칙이 중시되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된 배경인 성 니콜라스 학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화면들과 주요 캐릭터 몇 명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나누는 대화만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은 연극적인 요소가 그대로 묻어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의도가 다소 무겁고 진지할 수 있음에도 그것을 딱딲하고 무겁게 표현하기보다 영화라는 매체가 보여줄 수 잇는 드라마틱한 구성과 음악 등으로 관객들이 보다 편하고 부드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진보와 보수는 어떠한 경우에서든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대립이 종교적인 측면으로 다가가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영화는 진보적인 플린 신부와 보수적인 알로이시스 수녀 사이의 미묘한 대립을 통해 그러한 진보와 q수 사이의 갈등을 그려나간다. 하지만 영화가 여기에서 그쳤다면 단순한 종교적 신념의 차이, 즉 종교인 사이의 문제로만 비쳐질 것이다. 영화는 이들 사이에 순진하고 어리숙한 제임스 수녀를 통해 우연한 한 사건을 제시한다. 학교 내 유일한 흑인학생이 플린 신부에게 불려간 뒤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그것을 목격한 제임스 수녀는 교장 수녀닌 알로이시스에게 그것을 말한 것이다. 제임스 수녀로부터 듣기만 한 단순한 정황들만으로 알오이시스 수녀가 플린 신부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변을 맞게 된다.

제목인 다우트 (Doubt) 는 의심하다, 의심스럽다 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제목은 극중 알로이시스 수녀가 플린 신부에게 품은 의심을 뜻하는 동시에 그런 상황 속에서 그녀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 싼 모든 것들에 대해 굳건하게 가져 왔던 모든 믿음들이 흔들이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제임스 수녀로부터 플린 신부와 한 흑인 학생에 관한 상황을 전해들은 알로이시스 수녀는 그 순간부터 플린 신부의 성직자로서의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평소 그녀에게 못마땅한 존재였기에 그러한 의심은 더욱 켜져만 간다.

플린 신부의 해명조차도 거짓말이라 생각하는 알로이시스 수녀는 급기야 플린 신부가 스스로 떠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 시작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오해인가? 무엇이 진정한 도덕이며, 정의인가? 신념을 우선시 할 석인가. 정의를 우선히 할 것인가? 이렇게 영화는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관객들 역시 영화가 보여주는 것 하나하나를 의심하기 시작하게 된다.

영화 속 알로이시스 수녀 역시 수많은 고민들을 홀로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결단을 했고, 하지만 그 결단으로 인해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굳건한 그 무엇인가를 무너뜨려야 했다.

“ 의심스러워, 너무 너무 의심스러워” 라 절규하던 알로이시스 수녀의 마지막 모습은 그래서 더욱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바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며, 그녀가 그토록 의심했던 것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를 관객들에게 숙제로 내주고 있는 것이다.